일할 능력이나 기회가 다른 사람들에게 소득과 사회적 인정을 어떻게 보장할까?
일할 능력과 기회는 건강, 장애, 돌봄 책임, 교육, 지역과 경제 상황에 따라 다르다. 유급 노동은 소득을 얻는 수단인 동시에 사회적 인정과 관계, 정체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일을 하지 못하면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가치 없는 사람으로 취급될 위험이 있다. 이 질문이 문제가 되는 까닭은 노동에 따른 보상이 노력과 기여를 인정하는 중요한 원칙이면서도, 생존과 존엄을 노동시장 참여에만 연결하면 능력과 기회가 제한된 사람이 이중으로 배제되기 때문이다. 소득 보장은 기본소득과 사회보험, 장애연금, 실업급여, 공공일자리처럼 여러 방식으로 설계될 수 있다. 각 제도는 보편성과 필요, 기여, 재정 부담에 대한 다른 원칙을 가진다. 사회적 인정도 돈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돌봄과 공동체 활동, 창작과 시민 참여처럼 시장에서 낮게 평가되는 기여를 어떻게 볼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어떤 참여를 기대할지 논쟁이 생긴다. 능력을 고정된 개인 특성으로 보기보다 합리적 편의와 교육, 일자리 설계가 바꾸는 가능성으로 볼 필요도 있다. 장애인은 적절한 지원이 있으면 일할 수 있어도 표준화된 노동시간과 환경 때문에 배제될 수 있다. 장기 실업자는 경기 침체의 결과를 개인의 게으름으로 평가받고, 가족 간병자는 무급 돌봄 때문에 경력과 소득을 잃는다. 노인과 만성질환자, 이주민, 자동화로 직업을 잃은 노동자는 서로 다른 이유로 노동시장 밖에 놓인다. 예술가와 자원활동가, 부모의 돌봄은 사회에 기여하지만 임금과 지위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을 수 있다. 어떻게 보장할지 묻는 일은 노동과 기여를 중요하지 않게 여기거나 모든 사람에게 같은 소득을 주자는 결론에 있지 않다. 일할 권리와 일하지 못해도 존엄하게 살 권리, 기여에 대한 인정과 필요에 대한 보장이 함께 존재한다. 질문의 핵심은 누가 지원받을 자격이 있는지 가려내는 데 있지 않다. 노동시장이 측정하는 능력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기여 사이의 차이를 이해하고, 소득·참여·존중을 노동 능력 하나에 종속시키지 않는 제도가 무엇인지 살피는 데 있다.
1. 카를 마르크스 - 필요와 능력을 분배의 기준으로 삼기
#### *Kritik des Gothaer Programms* (고타 강령 비판)
마르크스는 모든 사람에게 노동량에 정확히 비례한 몫을 주는 원칙도 불평등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사람마다 건강, 부양가족, 노동 능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노동 기준을 적용하면 형식은 평등해 보여도 실제 생활 조건의 차이는 계속될 수 있다.
저작과 위치: 제1부. 공산주의 사회의 낮은 단계와 높은 단계를 구분하며 노동, 권리, 필요의 관계를 논하는 대목이다.
#### 중심 생각
‘각자의 능력에 따라, 각자의 필요에 따라’라는 문장은 현재의 모든 분배 규칙을 즉시 없애자는 단순한 표어가 아니다. 생산력과 사회적 협력이 충분히 발전하고 노동이 강제된 생계수단만이 아닌 삶의 활동이 된 사회를 전제한다. 핵심은 소득을 시장에서 인정된 노동량에만 묶을 때, 능력이 다르거나 일할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의 필요가 배제된다는 비판에 있다.
> *생산자들의 권리는 그들이 제공한 노동에 비례한다. 그러나 이 같은 권리는 서로 다른 개인을 하나의 동일한 척도로 재기 때문에 여전히 불평등한 권리다. 한 사람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고 같은 시간에 더 많은 노동을 제공할 수 있다. 더 높은 단계에서는 사회가 그 깃발에 이렇게 쓸 수 있다. 각자는 능력에 따라, 각자에게는 필요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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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요한 바오로 2세 - 노동은 사람을 위한 것
#### *Laborem exercens* (노동하는 인간)
요한 바오로 2세는 노동의 객관적 측면과 주관적 측면을 구분했다. 객관적 측면은 생산한 물건, 사용한 기술, 효율과 성과다. 주관적 측면은 노동하는 사람이 자유와 책임을 지닌 인격이라는 사실이다. 이 구분에서 노동의 가치는 직무의 시장가격이나 성과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저작과 위치: 제2부, 특히 6항 ‘인간적 의미에서의 노동’. 노동의 주체가 인간이라는 원칙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 중심 생각
‘노동은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말은 일이 언제나 만족스러워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제도와 기술, 소유와 보상 체계를 평가할 때 노동자를 비용이나 도구로만 취급하지 말라는 기준이다. 일할 수 없는 사람의 존엄도 노동능력과 무관하며, 일하는 사람의 존엄도 직업의 위계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
> *노동이 인간을 위한 것이지 인간이 노동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종류의 노동은 객관적 가치에서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각 노동의 가치는 무엇보다도 그 노동을 수행하는 사람의 존엄에 따라 측정되어야 한다. 노동의 첫째 기초는 인간 자신이며, 인간은 노동의 주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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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악셀 호네트 - 여러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인정
#### *Kampf um Anerkennung: Zur moralischen Grammatik sozialer Konflikte* (인정투쟁)
호네트는 자아가 혼자서 완성되는 실체라기보다 타인의 인정 속에서 자신과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한다고 설명한다. 인정은 하나의 칭찬으로 통일되지 않는다. 친밀한 관계에서의 돌봄, 권리의 동등한 주체로 대우받는 경험, 공동체가 가치 있게 여기는 기여에 대한 사회적 존중이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
저작과 위치: 제5장과 제6장. 사랑·권리·연대라는 인정의 세 형태와 각각의 훼손 경험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 중심 생각
사회적 인정이 직업적 성공에만 집중되면 일할 능력과 기회가 적은 사람은 소득뿐 아니라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는 메시지까지 받는다. 호네트의 틀은 모든 활동을 같은 방식으로 칭찬하자는 뜻보다, 인정의 영역을 분리해 보게 한다. 기본권은 성과와 무관하고, 돌봄의 신뢰와 사회적 기여에 대한 존중은 임금 등급과 다른 기준을 가진다.
> *사람이 자신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는 능력은 상호 인정의 경험에 의존한다. 사랑의 인정은 자기신뢰를, 법적 인정은 자존을, 사회적 연대는 자신의 능력과 기여가 가치 있다는 자기존중을 가능하게 한다. 모욕과 권리 박탈, 사회적 경시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 관계를 훼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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