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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Q074

정해둔 원칙을 지킬 때와 수정할 때를 어떻게 구별할까?

원칙은 상황이 바뀌어도 행동의 방향을 유지하게 하고, 순간적인 이익이나 압력에 판단이 흔들리는 것을 막아 준다. 그러나 원칙은 특정 경험과 지식 속에서 만들어지며, 새로운 사실이나 예외적 상황을 만나면 수정이 필요할 수 있다. 계속 지키면 경직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바꾸면 일관성과 신뢰를 버렸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 질문이 문제가 되는 까닭은 원칙의 역할 자체가 안정성과 보편성을 요구하면서도 현실의 다양성과 학습 가능성을 수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정할 수 없는 원칙과 필요할 때마다 달라지는 원칙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판단의 의미를 약화시킬 수 있다. 원칙을 지키는 힘은 불리한 상황에서도 같은 이유를 적용하는 데서 드러난다. 동시에 원칙의 문구와 그 원칙이 보호하려는 목적은 구별될 수 있다. 문자 그대로의 적용이 목적을 훼손할 때에는 예외가 원칙의 배신인지 더 충실한 해석인지 논쟁이 생긴다. 새로운 정보 때문에 전제가 틀렸음이 드러난 경우, 적용 대상이 달라진 경우, 두 원칙이 충돌하는 경우, 권력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예외를 요구하는 경우는 각각 수정의 의미가 다르다. 누가 수정 권한을 갖고 어떤 절차로 이유를 공개하는지도 원칙의 신뢰와 연결된다. 의료진의 비밀 유지 원칙은 환자의 신뢰를 지키지만 타인에게 임박한 위험이 있을 때 공개 의무와 충돌한다. 언론의 취재원 보호는 자유로운 제보를 가능하게 하면서 허위 정보나 범죄 은폐의 문제를 만난다. 부모가 정한 귀가 시간을 자녀의 나이와 상황에 따라 바꾸는 일, 회사가 재택근무 규정을 예외적으로 적용하는 일, 국가가 비상시에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에도 원칙과 수정의 문제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 빚을 지지 않겠다는 생활 원칙, 특정 관계를 끊겠다는 결심이 새로운 책임과 사정 속에서 시험된다. 지킬 때와 수정할 때의 차이는 결과가 좋았는지에 대한 사후 판단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원칙이 보호하려는 가치, 변화한 사실, 예상 가능한 영향, 예외가 다른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지, 수정 과정이 공개적으로 설명 가능한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확고함에는 신뢰와 정체성의 지속이 있고, 수정 가능성에는 현실에 대한 학습과 오류 교정이 있다. 질문의 핵심은 둘 중 하나를 미덕으로 고정하는 데 있지 않다. 원칙이 살아 있는 판단의 기준으로 기능하려면 안정성과 변화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이해하는 데 있다.

1. 임마누엘 칸트 - 편의에 따라 흔들리지 않는 보편적 원칙

원칙은 불리한 상황에서도 같은 이유를 적용할 때 의미를 갖는다. 칸트의 정언명령은 행동의 준칙을 모든 사람이 따르는 보편법으로 의지할 수 있는지 묻는다. 원칙을 수정하려면 이번 경우에만 나를 예외로 만드는 편의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더 정확한 준칙을 제시해야 한다.
#### *Grundlegung zur Metaphysik der Sitten* (도덕형이상학 정초)
칸트는 조건부 목적을 이루기 위한 가언명령과, 그 자체로 의무를 부과하는 정언명령을 구별한다. 거짓 약속의 사례는 필요에 따라 예외를 허용하면 원칙의 제도 자체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 준다.
저작과 위치: 임마누엘 칸트, 『도덕형이상학 정초』 제2절.
#### 중심 생각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문구를 고집하는 일이 아니라 그 원칙의 준칙이 보편적 법칙으로 성립할 수 있는지를 지키는 일이다. 새로운 사실이 생기면 준칙의 사실적 전제를 고칠 수 있지만, 결과가 나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로 예외를 만들 수는 없다. 수정의 이유도 같은 처지의 다른 사람에게 공개할 수 있어야 한다.
원전 번역:

그러므로 정언명령은 오직 하나뿐이다. 곧 네가 따르는 준칙이 동시에 보편적 법칙이 되기를 의욕할 수 있는 그런 준칙에 따라서만 행위하라는 것이다.

Immanuel Kant, *Grundlegung zur Metaphysik der Sitten*, 제2절, AA 4:421, 보편법칙 정식.

또 다른 사람은 곤궁 때문에 돈을 빌릴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다. 그는 갚을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정해진 기한 안에 갚겠다고 굳게 약속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빌릴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는 그런 약속을 하고 싶지만, 아직 양심이 남아 있어 ‘이런 방식으로 곤란에서 벗어나는 것은 부당하고 의무에 어긋나는 일이 아닌가?’라고 스스로 묻는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로 결심한다고 하자. 그러면 그의 행위 준칙은 이렇게 표현될 것이다.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결코 갚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돈을 빌리고 갚겠다고 약속하겠다.’ 이 자기애 또는 자기 이익의 원리는 내 장래의 복리 전체와 양립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 문제는 그것이 옳은가이다. 나는 자기애의 요구를 보편적 법칙으로 바꾸어 ‘내 준칙이 보편적 법칙이라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묻는다. 그러면 그것이 자연의 보편적 법칙으로 성립할 수 없고 필연적으로 자기 자신과 모순된다는 것을 곧바로 알게 된다. 누구나 곤란하다고 생각할 때 지킬 의도 없이 원하는 것을 약속할 수 있다는 것이 보편적 법칙이라면, 약속 자체와 그 약속으로 이루려는 목적은 불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무엇인가 약속되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런 진술들을 헛된 가장이라고 비웃을 것이다.

Immanuel Kant, *Grundlegung zur Metaphysik der Sitten*, 제2절, AA 4:422, 거짓 약속 사례 전체; Thomas Kingsmill Abbott 영어 번역 대조.

영어 번역본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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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리스토텔레스 - 일반 원칙의 결함을 바로잡는 형평

아리스토텔레스의 형평인 에피에이케이아는 법을 무시하는 임의적 예외가 아니다. 법과 원칙은 일반적으로 말해야 하므로 모든 특수한 사정을 미리 담을 수 없다. 문자 그대로 적용하면 입법자가 보호하려던 정의를 훼손하는 경우, 형평은 그 결함을 바로잡는다.
#### *Ēthika Nikomacheia* V (니코마코스 윤리학 제5권)
아리스토텔레스는 법적 정의와 형평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형평이 법보다 다른 정의가 아니라 일반 법칙의 불가피한 부족을 교정하는 더 정확한 정의라고 말한다.
저작과 위치: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제5권 10장, 1137a31–1138a3.
#### 중심 생각
원칙의 문구와 목적을 구별하되, 개인의 편의를 위해 목적을 임의로 상상하지 않는다. 입법자가 이 특수한 사정을 알았다면 어떻게 규정했을지, 같은 종류의 사례에도 적용 가능한 교정인지 살핀다. 형평은 원칙을 약화시키는 자비보다 원칙을 현실에 더 정확하게 구현하는 실천적 지혜다.
원전 번역:

어려움의 근원은 형평한 것이 정의롭기는 하지만 법에 따른 정의가 아니라 법적 정의를 바로잡는 것이라는 데 있다. 그 까닭은 모든 법이 일반적으로 말하지만 어떤 일들에 관해서는 정확한 일반 명제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말할 필요는 있지만 정확하게 그렇게 할 수 없는 경우에 법은 보통의 사례를 취하며, 오류의 가능성을 모르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법이 덜 올바른 것은 아니다. 오류는 법이나 입법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사안의 본성에 있다. 실천적 사안의 재료 자체가 처음부터 그런 성질을 지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법이 일반적으로 말했는데 일반적 진술이 포괄하지 못하는 사례가 생기면, 입법자가 지나치게 단순하게 말하여 빠뜨리거나 잘못한 부분을 바로잡는 것이 옳다. 곧 입법자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스스로 말했을 것, 그 사례를 알았다면 법에 포함했을 것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형평한 것은 정의롭고 어떤 종류의 정의보다 낫다. 절대적인 정의보다 나은 것이 아니라 진술의 일반성 때문에 생기는 오류보다 낫다는 뜻이다. 형평의 본성은 법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생긴 결함을 바로잡는 데 있다.

Aristotle, *Nicomachean Ethics*, V.10, 1137b13–27; W. D. Ross 영어 번역 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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