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반복해서 피하는 경험은 나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
반복해서 피하는 경험은 표면적으로 비슷해 보여도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하기 싫은 일을 미루는 습관일 수도 있고, 실패와 수치심을 피하려는 반응일 수도 있으며, 과거의 위협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에서 몸이 자동으로 물러나는 현상일 수도 있다. 때로는 자신에게 중요하지 않은 요구를 거부하는 행동이며, 과도한 부담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따라서 회피를 곧바로 나약함이나 잘못된 습관으로 규정하면, 그 행동이 어떤 위험과 욕구, 가치의 충돌을 알려 주는지 보지 못하게 된다. 반대로 모든 회피를 보호 반응으로만 설명하면 실제로 삶을 좁히는 반복을 이해하기 어렵다. 회피는 일과 관계, 몸, 감정의 여러 영역에서 나타난다. 평가받는 일이 두려워 지원서 제출과 시험 준비를 미루는 사람은 실패 가능성과 성공 뒤 커질 책임을 함께 피하고 있을 수 있다. 갈등이 생길 때 연락을 끊는 사람은 관계를 잃을 두려움, 분노 표현에 대한 금기, 이전의 폭력 경험 가운데 하나 이상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건강 검진을 미루는 행동에는 나쁜 결과를 알게 될 공포와 비용, 의료기관에서의 차별 경험이 함께 작용한다. 친밀한 관계를 피하는 사람은 상처받을 가능성과 독립성을 잃을 우려를 느낄 수 있고, 휴식과 즐거움을 피하는 사람은 쓸모없어 보이는 시간에 대한 죄책감을 가질 수 있다. 겉으로 같은 행동도 맥락에 따라 다르게 이해된다. 위험한 사람과 거리를 두는 회피는 안전을 지키는 기능을 하며,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모든 사회적 만남을 피하는 행동은 외로움을 깊게 할 수 있다. 어떤 경험은 실제로 자신의 가치와 맞지 않아서 피하고, 어떤 경험은 중요하기 때문에 실패가 더 두려워 피한다. 몸이 먼저 긴장하고 생각이 뒤따르는 경우에는 의식적 선택이라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 주의력이나 실행 기능의 어려움, 우울과 소진, 물리적 환경도 회피처럼 보이는 행동을 만든다. 회피 뒤에 즉각적인 안도와 장기적인 손실이 함께 생길 수 있다는 점도 문제를 복잡하게 한다. 이 질문은 피하는 대상을 억지로 직면하는 방법을 찾기 전에, 반복의 구조를 이해하려는 물음이다. 언제 어떤 사람과 장소에서 회피가 시작되는지, 몸과 생각에 어떤 신호가 나타나는지, 피한 직후 무엇이 줄고 시간이 지나 무엇이 커지는지, 그 경험이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질문의 중요한 부분이다. 회피는 내가 두려워하는 것, 지키고 싶은 것, 감당하기 어려운 조건, 아직 언어화하지 못한 경험을 동시에 말해 줄 수 있다. 그 여러 가능성을 구분하는 데 이 질문의 핵심이 있다.
1. 존 듀이 — 반복된 회피는 고정된 본성보다 습관과 환경의 연결을 보여 준다
존 듀이(1859–1952)는 미국의 실용주의 철학자이자 교육사상가로서, 인간의 사고와 행위가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되고 경험의 재구성을 통해 변화하는 과정을 설명하려 했다. 그는 습관을 의지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도구가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원하고 보고 실행할 수 있는지를 이미 조직하는 적극적인 힘이라고 보았다.
“자기애와 사실을 직면하기를 거부하는 태도는, 아직 실현되지 않았지만 더 나아질 수도 있는 자아에 대한 감각과 결합하여, 습관을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에서 밀어내고 어쩌다 우리를 압도한 악한 힘으로 여기게 한다. 우리는 그 습관이 의도적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떠올리며 자만심을 부추긴다. 우리는 게으름뱅이나 도박꾼이나 방탕한 사람이 되려 한 적이 없다. 정해진 의도도 없이 우연히 생겨난 것이 어떻게 우리 자신에게 깊이 속할 수 있겠는가? 나쁜 습관의 이러한 특징이야말로 모든 습관과 우리 자신에 관해 가장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그것은 모든 습관이 애착이며, 모두 밖으로 뻗어 나가려는 힘을 지니고 있고, 여러 구체적인 행위가 형성한 성향이 막연하고 일반적인 의식적 선택보다 훨씬 더 친밀하고 근본적인 우리의 일부임을 가르쳐 준다. 모든 습관은 특정한 종류의 활동을 요구하며, 그것들이 자아를 이룬다. 이해할 수 있는 의미에서 습관은 의지다. 습관은 우리의 실제 욕구를 형성하고, 실제로 일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 또한 습관은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여 어떤 생각이 나타나 강해지고 어떤 생각이 빛에서 어둠으로 사라질지를 결정한다.”
John Dewey, *Human Nature and Conduct* (1922), Part I, Section II “Habits and Will,” pp. 24–25.
“우리는 습관을 의식적인 결심이 있을 때 꺼내 쓰기를 기다리는 도구 상자 속의 도구처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습관은 그 이상이다. 그것은 스스로를 밀고 나가는 적극적인 수단이며, 힘차고 지배적인 행동 방식이다. 우리는 재료와 도구, 그리고 엄밀한 의미의 수단을 구별해야 한다. 못과 널빤지는 엄밀히 말해 상자의 수단이 아니다. 상자를 만드는 재료일 뿐이다. 톱과 망치조차 실제로 무엇을 만드는 데 쓰일 때에만 수단이다. 그렇지 않을 때에는 도구, 곧 잠재적인 수단이다. 그것들은 어떤 구체적인 작업에서 눈과 팔과 손과 결합할 때에만 실제 수단이 된다. 마찬가지로 눈과 팔과 손도 실제로 작동할 때에만 엄밀한 의미의 수단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작동할 때마다 외부의 재료와 에너지와 협력한다. 자기 바깥의 뒷받침이 없으면 눈은 멍하니 바라보고 손은 더듬거리며 움직인다. 그것들은 그 자체로 일정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사물들과 조직적인 관계를 맺을 때에만 수단이다. 이러한 조직이 습관이다.”
John Dewey, *Human Nature and Conduct* (1922), Part I, Section II “Habits and Will,” pp. 25–26.
2. 지그문트 프로이트 — 회피는 의식하기 어려운 갈등을 막는 저항의 단서일 수 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는 오스트리아의 신경과 의사이자 정신분석의 창시자로서, 의식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증상과 반복 행동을 무의식적 욕망·억압·갈등의 관계에서 이해하려 했다. 그는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도 불편한 생각과 기억에 다가가는 과정에는 저항할 수 있으며, 그 모순 자체가 심리적 갈등을 이해하는 단서가 된다고 보았다.
“우리가 환자를 그의 증상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치료를 시작하면, 그는 치료 과정 전체에 걸쳐 강하고 끈질긴 저항으로 우리에게 맞선다. 이것은 너무나 뜻밖의 사실이어서 쉽게 믿어 주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환자의 가족에게는 이 사실을 말하지 않는 편이 낫다. 그들은 언제나 이것을 치료가 길어지거나 실패하는 것을 변명하기 위해 우리가 내세우는 구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환자 자신도 이 저항의 모든 현상을 보이면서 그것을 저항으로 알아차리지 못하며, 그에게 이 사실을 깨닫고 고려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큰 진전이 된다. 증상 때문에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고통받고,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시간과 돈과 노력과 자기 억제를 기꺼이 감수하려는 환자가 자기 병의 이해관계 때문에 자신에게 제공되는 도움에 저항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얼마나 믿기 어렵게 들리는가! 그러나 실제로 그러하다. 이 일이 믿기 어렵다는 이유로 우리를 비난한다면, 비슷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답하면 된다. 심한 치통 때문에 치과로 달려간 사람도 치과의사가 썩은 이에 집게를 가져가면 그를 밀쳐 낼 수 있기 때문이다.”
Sigmund Freud, *Vorlesungen zur Einführung in die Psychoanalyse*, 제19강 「저항과 억압」; Joan Riviere 옮김, *Introductory Lectures on Psycho-Analysis* (1922), p. 242.
“환자가 보이는 저항은 매우 다양하고 지극히 미묘하며, 알아보기 어려울 때가 많고 여러 형태로 끊임없이 모습을 바꾼다. 따라서 분석가는 계속 의심하고 경계할 필요가 있다. 정신분석 치료에서는 꿈 해석을 통해 이미 익숙한 기법을 사용한다. 환자에게 어떤 것을 일부러 생각하려 하지 말고 차분하게 자기 자신을 관찰하도록 한 뒤, 마음속에서 알아차리는 모든 것, 곧 감정과 생각과 기억을 떠오르는 순서대로 말하라고 요구한다. 우리는 환자에게 떠오른 생각 가운데 어떤 것은 불쾌하거나 말하기 곤란하고, 어떤 것은 중요하지 않거나 무관하며, 또 어떤 것은 말할 가치도 없이 터무니없다는 이유로 고르거나 제외하지 말라고 분명히 경고한다. 의식의 표면에 떠오르는 것에만 주의를 기울이고, 어떤 형태로 나타나든 발견한 것에 대한 모든 반론을 내려놓으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치료의 성공, 특히 치료에 걸리는 시간은 이 기본적인 기술 규칙을 얼마나 성실히 지키느냐에 달려 있다고 알려 준다. 꿈 해석의 기법을 통해 우리는 수많은 의심과 반론이 제기되는 바로 그 연상들이 무의식을 발견하게 하는 자료를 어김없이 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기술 규칙을 세웠을 때 가장 먼저 일어나는 일은 그것이 저항의 첫 공격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환자는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그 요구에서 빠져나가려 한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하고, 다음에는 너무 많은 생각이 떠올라 어느 것도 붙잡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다가 우리는 불쾌함과 놀라움을 느끼며 그가 이런저런 비판적 이의에 굴복하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말하는 도중의 긴 침묵이 그것을 드러낸다. 마침내 그는 어떤 것을 정말 말할 수 없으며 부끄럽다고 인정하고, 그 감정이 자신의 약속보다 앞서게 한다. 또는 무언가 떠올랐지만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 관한 일이므로 규칙의 예외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는 방금 떠오른 생각은 너무 중요하지 않고 어리석고 터무니없어서, 내가 그런 생각까지 고려하라는 뜻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한다. 이런 일은 수없이 형태를 바꾸며 이어지고, 우리는 모든 것을 말하라는 것은 정말로 모든 것을 말하라는 뜻이라고 거듭 답한다. 자신의 생각 가운데 어떤 영역을 분석의 침입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유보하려 하지 않는 환자는 거의 없다. 평소에는 매우 지적인 한 환자는 이런 식으로 아주 사적인 연애 관계를 몇 주 동안 내게 숨겼다. 이 신성한 규칙을 어겼다고 지적하자, 그는 그 이야기는 자기의 사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다는 논리로 자신을 변호했다. 물론 분석 치료는 이런 성역의 권리를 허용할 수 없다. 이는 빈 같은 도시의 특정 지역을 예외로 정해 시장이나 성 슈테판 교회 앞 광장에서는 체포를 금지하고서 수배자를 잡으려는 것과 같을 것이다. 당연히 그는 그 안전한 장소 밖에서는 결코 발견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한 번은 어떤 사람이 이와 같은 사항에 예외를 두는 것을 허락하기로 했다. 그가 일할 능력을 회복하는 데 매우 많은 것이 달려 있었고, 그는 공무원으로서 한 선서 때문에 어떤 사안도 다른 사람에게 알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결과에 만족했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그런 조건에서 다시는 시도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Sigmund Freud, *Vorlesungen zur Einführung in die Psychoanalyse*, 제19강; Joan Riviere 영어판 (1922), pp. 242–244.
3. 블레즈 파스칼 — 끊임없는 분주함은 유한한 자신을 마주하지 않으려는 회피일 수 있다
블레즈 파스칼(1623–1662)은 프랑스의 수학자·자연철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로서, 진리를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의 위대함과 죽음·무력함을 피할 수 없는 비참함을 함께 설명하려 했다. 그는 사람들이 끝없이 일과 경쟁과 오락을 찾는 까닭이 대상의 즐거움에만 있지 않으며, 고요히 있을 때 드러나는 자신의 유한한 처지를 잊으려는 데에도 있다고 보았다.
“나는 때때로 인간의 여러 기분 전환과, 궁정이나 전쟁에서 그들이 스스로 뛰어드는 수고와 위험을 생각해 보았다. 거기에서 그토록 많은 다툼과 정념과 대담하고 때로는 악한 모험이 생겨난다. 그러다가 나는 인간의 모든 불행이 단 한 가지 사실, 곧 방 안에 조용히 머물 줄 모르는 데서 생긴다는 것을 발견했다. 살아갈 만큼 가진 사람이 집에서 즐겁게 머무는 법을 안다면 바다로 나가거나 도시를 포위하러 떠나지 않을 것이다. 군대의 직책을 그토록 비싸게 사는 것도 도시 안에 꼼짝하지 않고 머무는 일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며, 사람들이 대화와 놀이를 찾는 것도 집에 즐겁게 머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깊이 생각하여 우리 모든 불행의 원인을 찾은 뒤 그 이유를 알아보려 했을 때, 나는 하나의 아주 실제적인 이유를 발견했다. 그것은 연약하고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 조건의 타고난 비참함이며, 우리가 그것을 자세히 생각할 때에는 아무것도 우리를 위로할 수 없을 만큼 비참하다는 사실이다.”
Blaise Pascal, *Pensées*, 「Divertissement」, Brunschvicg 139 / Lafuma 136 / Sellier 168, 첫 두 문단; W. F. Trotter 영어판.
“우리가 어떤 처지를 상상하든, 누릴 수 있는 모든 좋은 것을 한데 모아 보면 왕의 지위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자리다. 그러나 왕이 누릴 수 있는 모든 즐거움에 둘러싸여 있다고 상상하더라도, 기분 전환이 없이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생각하고 성찰하도록 내버려 둔다면 이 미약한 행복은 그를 지탱하지 못한다. 그는 반드시 위험과 일어날지 모르는 반란, 마침내 죽음과 피할 수 없는 질병에 대한 불길한 생각에 빠진다. 그러므로 이른바 기분 전환이 없다면 그는 불행하며, 놀이로 기분을 전환하는 가장 낮은 신하보다도 더 불행하다.”
Blaise Pascal, *Pensées*, 같은 단편, “Whatever condition we picture to ourselves”로 시작하는 문단; W. F. Trotter 영어판.
“사람들이 놀이와 여성들과의 교제, 전쟁과 높은 관직을 그토록 찾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실제로 그 안에 행복이 있어서도 아니고, 놀이에서 딴 돈이나 사냥하는 토끼에 참된 행복이 있다고 생각해서도 아니다. 그런 것들은 선물로 준다 해도 받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찾는 것은 자신의 불행한 조건을 생각하게 하는 안락하고 평온한 처지도, 전쟁의 위험도, 관직의 수고도 아니다. 그런 생각을 다른 데로 돌려 우리를 즐겁게 하는 분주함이다.”
Blaise Pascal, *Pensées*, 같은 단편, “Hence it comes that play and the society of women”으로 시작하는 문단; W. F. Trotter 영어판.
4. 주디스 루이스 허먼 — 회피는 위험에서 살아남기 위해 형성된 보호 반응일 수 있다
주디스 루이스 허먼(1942–)은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외상 연구자로서, 가정폭력과 성폭력, 전쟁의 생존 경험을 함께 살피며 외상과 회복을 개인의 심리뿐 아니라 권력·관계·사회의 문제로 설명하려 했다. 그는 반복되는 회피를 나약함이나 숨은 욕망으로 단정하기보다 압도적인 경험에서 자신을 보호하려는 반응으로 이해하고, 회복의 출발점을 안전과 통제권을 되찾는 데 두었다.
“외상은 피해자에게서 힘과 통제의 감각을 빼앗는다. 따라서 회복을 이끄는 원칙은 생존자에게 힘과 통제감을 되돌려 주는 것이다. 회복의 첫 과제는 생존자의 안전을 확립하는 것이다.”
Judith Lewis Herman, *Trauma and Recovery*, Chapter 8 “Safety,” “Restoring Control” 첫 문단의 첫 두 문장.
“회복은 세 단계로 전개된다. 첫 단계의 중심 과제는 안전의 확립이고, 둘째는 기억과 애도이며, 셋째는 일상생활과의 재연결이다.”
Judith Lewis Herman, *Trauma and Recovery*, Chapter 8 “Safety,” 첫 문단의 첫 네 문장.